대구광역시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독자 도입 논란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구시가 밝힌 안타까움과 유감은 어설픈 화이자 백신 독자 도입 추진과 권영진 대구시장의 발표 등으로 인한 물의가 아닌 ‘지역의료계가 선의에서 한 노력을 왜곡하고 폄훼한 것’에 대한 것이다. 대구시는 ‘국제 사기’ 등 화이자 백신 독자 도입 추진 관련 논란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비판에 대한 유감까지 표명한 것이다.
대구시가 지난 6월 4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도입 노력은 대구시가 아닌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추진한 것으로 대구시에서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 다만 대구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것을 권고’하고,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대구시장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 작성’해 주었을 뿐이다. 이에 따르면 ‘국제 사기’ 등 화이자 백신 독자 구매 사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보건복지부가 야기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독자 도입 추진을 ‘선의에서 보여준 노력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며 이를 ‘폄훼’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함으로써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챙기고 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 독자 도입 관련 논란이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노력으로 백신 물량 도입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고, 실제 성사되면 조기에 많은 백신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발표로 증폭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의 이러한 입장은 구차한 변명과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또한 대구시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켜 백신 대금 선입금설 등 화이자 백신 도입 사태에 대한 의혹을 더욱 키우는 것이기도 하다.
화이자 백신 사태는 권영진 대구시장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의 대통령후보 중의 한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구지역 국회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을 겨냥해 ‘백신 정국에 한 번 떠볼려고 백신 사기로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휘둘려 부끄러운 처신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할 정도로 민망하고 심각한 사안이다. '대구시민의 자존과 명예‘을 위해서라도 그 진상과 책임이 규명되어야 하는 사안인 것이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도입 사태의 책임을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보건복지부에게 전가하고, 보도자료에서 ‘대구시의 가짜 백신 해프닝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평가절하시킨 사건’이라는 요지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을 들어 ‘지역 의료계가 선의에서 한 노력을 왜곡하고 폄훼한 것으로 단정하여 화이자 백신 도입 사태에 대한 비판을 정력에 의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사태에 대한 비판과 책임을 회피하려고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화이자 백신 도입 추진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대구시가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백신 도입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도 해도 이를 인정할만한 근거와 신뢰가 부족하다.
화이자 백신 사태는 ‘대구시민의 자존과 명예’까지 걸린 일이다. 지역사회가 자체적으로 그 진상과 책임을 규명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이에 대구경실련은 대구광역시의회에 화이자 백신 사태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대구시의회의 기본적인 책무이자 화이자 백신 사태의 민망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2021년 6월 7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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