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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팔공산 구름다리는 ‘개발’이 아닌 퇴행성 ‘삽질’이다.
등록날짜 [ 2019년05월14일 20시07분 ]

 

충청남도 예산군이 예당호에 설치한 출렁다리(구름다리)가 대박이 났다고 한다. 길이가 402m로 국내 최장의 이 출렁다리에는 개통 한 달 만에 7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경상남도 통영시의 연대-연지도 출렁다리, 전라남도 강진군의 가우도 출렁다리, 경기도 파주시의 감악산 출렁다리와 마장호 출렁다리, 강원도 원주시의 소금산 출렁다리에 이어 성공한 출렁다리가 한 개 더 늘어난 것이다.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을 하듯이 출렁다리 건설에 나서면서 출렁다리의 규모, 홍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구시가 노리던 전국 최장의 출렁다리라는 타이틀은 예당호 출렁다리 때문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예당호 출렁다리도 곧 600m인 충청남도 논산시 탑정호 출렁다리에 그 타이틀을 넘겨주어야 한다. 그래서 출렁다리를 지었거나 지으려고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출렁다리 홍보를 위해 타이틀을 산과 호수로 나누고, 산은 다시 길이와 높이로 나누기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나눌 경우 대구시가 건설하려는 팔공산 구름다리는 당분간 산 위에 설치되는 구름다리 중 최장이라는 타이틀은 확보하게 된다.

 

과도한 경쟁, 연계 관광자원 부족 등으로 인해 출렁다리의 관광객 집객 효과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출렁다리가 애물단지 신세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출렁다리 건설 광풍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모든 출렁다리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이른바 대박이 났다는 출렁다리 중에서도 관광객이 급격하게 감소되는 곳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그렇다. 실제 전국 곳곳에 지어졌거나 짓고 있는 50여 개의 출렁다리 중 반짝 특수조차 누리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네가 하면 나도 한다’는 식으로 출렁다리 건설에 나서는 것이다. 팔공산에 구름다리를 건설하려는 대구시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쓸모없는, 장식품에 불과한 시설이다.

 

일시적이나마 성공한 구름다리의 공통적인 특징은 구름다리가 없으면 볼 수 없는 경관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호수, 강, 바다 위에 설치된 구름다리에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다. 그리고 등산로를 개척하거나 이어주는 구름다리를 찾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새로운 경관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안전과 편의를 제공해주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시가 팔공산케이블카 정상인 신림봉∼낙타봉 구간에 설치하려는 구름다리는 새로운 경관을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은 아니고 등산객에게도 크게 유용한 시설도 아니다. 구름다리는 신림봉, 낙타봉에서 볼 수 있는 조망 이상의 전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신림봉에서 낙타봉까지 가는 것도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예산을 낭비하는 쓸모없는 장식품에 불과한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신림봉, 낙타봉에서의 조망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주)팔공산케이블카가 누리집에 소개하고 있듯이 케이블카 정상이자 구름다리 출발점인 신림봉은 대구의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동봉·서봉·비로봉·병풍바위 등 봉황이 날개를 펴서 날아오르는 형상인 팔공산 자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구름다리의 종점이 될 낙타봉 전망대에서의 조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구간에 320m에 이르는 거대한 구름다리를 설치한다면 이는 신림봉에서는 팔공산 정상부를 바라보는 조망을 방해하고, 낙타봉에서는 대구의 전경을 바라보는 조망을 방해하는 시설이 될 수밖에 없다. 대구시가 ‘다수의 관광객들에게 병풍바위와 동봉, 낙타봉 둥의 아름다운 산림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건설하려는 구름다리가 오히려 경관감상을 방해하는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접근하기 어려운, 고가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 시설이다.

 

이른바 성공한 출렁다리의 공통적인 특징은 접근성이 좋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등산용이 아닌 일반 관광객을 위한 출렁다리는 접근이 어렵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 있고 대부분 무료이다.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3,000원의 요금을 받고 2,000원 짜리 상품권을 주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관광객은 입장료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요금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팔공산 구름다리는 해발 820m로, 일반 관광객은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등산이 아닌 경관감상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인데도 그렇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케이블카 왕복요금인 11,000원을 입장료로 받는 시설인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케이블카에 대한 특혜성 사업이다.

 

구름다리 설치 후에 팔공산케이블카의 매출이 30억 원 정도에서 45억 원으로 늘어나고 이후 매년 5% 정도 증가한다, 구름다리를 설치하면 동화사와 케이블카를 찾는 관광객이 2017년 200만 명에서 2020년 400만 명, 2021년 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대구시 등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팔공산 구름다리의 최대 수혜자는 (주)팔공산케이블카가 될 수밖에 없다. (주)팔공산케이블카가 투자하거나,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지 않으면 구름다리 건설은 (주)팔공산케이블카에 대한 특혜사업인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 등이 주장하는 만큼 매출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주)팔공산케이블카에 구름다리 설치에 따른 투자와 수익금의 사회환원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하거나 부당한 일일 수도 있다. (주)팔공산케이블카가 대구시의 투자와 사회환원 요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투자 대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환경을 파괴하고, 팔공산을 그저그런 산으로 전락시키는 만행이다.

 

신림봉∼낙타봉 구간에 320m에 달하는 구름다리를 건설하려면 이를 지탱할 수 있는 거대한 철탑 기둥을 세워야 한다. 신림봉과 낙타봉의 정상이자, 동봉∼비로봉∼서봉을 잇는 팔공산 정상부 바로 아래에 엄청난 크기의 철탑을 설치하고, 이 철탑을 320m짜리 구조물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이는 팔공산의 핵심지역인 비로봉에 설치되어 있는 철탑과 같은 인공 시설물 수십 개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심각한 수준의 환경파괴이다. 1,5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고찰로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인 동화사의 수행환경과 가치를 파괴하는 일이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은 국가적 명산이자, 대구시민에게는 일반적인 명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팔공산을 누더기로 만들어 그 가치를 현저하게 훼손하는 만행인 것이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대시민 사기이다.

 

팔공산 구름다리에 대한 투자심사 시 대구시는 구름다리를 건설하면 동화사와 케이블카를 찾는 관광객은 2017년 200만 명에서 2020년 400만 명, 2021년 500만 명으로 증가한다고 예측하였다. 동화사와 케이블카를 찾지 않고 시민안전테마파크와 수태골 등을 방문하는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동화사집단지설지구에는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화사집단시설지구는 1년 내내 심각한 교통체증과 주차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팔공산 구름다리의 효과를 뻥튀기한 것이다. 이는 시민을 기만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팔공산 구름다리는 ‘개발’이 아닌 퇴행성 삽질에 불과한 사업이다.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에 대한 논란을 개발과 보전이라는 가치의 차이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그래서 대구시가 5월 16일에 개최하려는 시민원탁회의의 주제도 ‘보존인가 개발인가? 대구시민에게 듣는다! 팔공산 구름다리’이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개발의 사전적인 의미는 ‘토지나 천연자원 따위를 유용하게 만듦’, ‘산업이나 경제 따위를 발전하게 함’, ‘새로운 물건을 만들거나 새로운 생각을 내어놓음’ 등이다. 그런데 팔공산 구름다리는 이와는 무관하다. 아니 반대이다. 보전이 아닌 개발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팔공산 구름다리는 유용하지도, 새롭지도 않는 무지하고 무모한 퇴행성 삽질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이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의 본질이다.

 

팔공산 신림봉∼낙타봉 구간은 구름다리와 같은 인공시설물을 설치해서는 안되는 팔공산의 핵심지역이다. 이곳에 설치하려는 구름다리는 ‘다수의 관광객에게 팔공산의 아름다운 경관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하는 시설이다. 구름다리 건설 사업은 팔공산의 경관과 가치를 파괴하고 예산을 낭비하는 무모한 삽질이다. 대구시의 무분별한 관광상품 베끼기와 토건 중심의 사고, 행정이 빚어낸 최악의 참사이다. 이에 우리는 퇴행성 삽질에 불과한 사업을 ‘개발’로 포장하며 시민을 기만하는 대구시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계획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2019년 5월 14일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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