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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예산 낭비 ‘청부용역’ 개탄..대구시 신청사 입지 선정 전면 수정 요구
등록날짜 [ 2019년04월17일 20시36분 ]

대구광역시 신청사(이하 신청사)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개 구·군이 모두 신청사 입지에 대한 자체 용역을 발주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용역에 대한 최종 또는 중간발표를 한 중구, 북구, 달서구의 경우 모두 해당 구·군이 유치를 희망하는 장소가 가장 많은 점수를 받았다. 4월 24일에 중간보고회를 가질 달성군의 용역 결과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4개 구·군이 예산을 낭비하는 ‘청부용역’이라는 조롱을 감수하면서까지 용역을 발주한 것은 기본적으로 신청사 유치 활동을 위한 내부의 동력을 확보하고 외부에 홍보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대구시와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원회)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자 공론화위원회가 발주하려는 용역도 ‘청부용역’이 될 수 있다는 예고, 경고로 보이기도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신청사 입지 선정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특별한 사정의 변화가 없다면 4개 구·군은 공론화위원회가 발주하려는 용역을 검증하는 용역, ‘공론화 과정’을 검증하는 용역도 발주하려고 할 것이다.

 

신청사를 유치하려는 4개 구·군의 이러한 ‘청부용역’은 예산낭비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부에 불신과 갈등의 원인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원인제공자 중의 하나인 대구시와 공론화위원회는 태연하기만 하다. 대구시는 공론화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했다면서 책임을 미루고 있고, 공론화위원회는 4개 구·군의 불복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신청사 유치 경쟁 행위에 대한 페널티 부여 방침’을 재천명하였다.

 

공론화위원회가 정당한 홍보와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과열유치경쟁’에 감점을 부과하려는 이유는 지역사회의 분열로 인한 신청사 건립 무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공론화위원회가 ‘4개 구·군에서 희망하는 입지를 알릴 수 있도록 설명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고, 각종 매체에 정보와 쟁점을 제공해 시민의 알권리’도 보장할 것이기 때문에 ‘과열유치행위’는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론화위원회의 이러한 태도는 ‘과열유치행위’에 대한 경고뿐만 아니라 신청사 건립에 대한 논의는 모두 공론화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과열유치행위’에 대한 공론화위원회의 강경한 태도는 대구시가 ‘2004년부터 신청사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과열경쟁에 따른 지역사회 분열 등으로 두 차례나 좌초된 바 있어 더 이상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절박함과 결연감’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신청사를 건립하지 못한 이유는 과도한 유치경쟁이 아니라 재원부족과 청사 관련 법령의 개정, 신청사 건립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 부족 등 때문이었다. 현재도 신청사 건립에 부정적인 시민이 적지 않다.

 

2010년 대구시가 발주하여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이 수행한 ‘시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은 신청사의 규모를 부지 19,853㎡, 건물 87,919㎡, 사업비를 2,000∼5,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중구 현 청사 일원, 두류정수장, 두류공원 일원, 어린이회관 부지, 경북도청, 동부소방서 일원, 갑을방직 동편, 대구교육대학교, 시민운동장, 화원읍 구라리 일원 등 10곳을 후보지로 거론한 바 있다. 이 용역에서 거론한 후보지 중 현재 신청사 유치를 희망하는 4개 구·군의 부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다만 달성군이 희망하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신청사 건립을 무산시킬만한 지역사회의 분열은 없었다. ‘과열유치행위’는 아예 없었다. 재정여건 등으로 인해 대구시가 그 시기에 통합신청사를 건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널리 알려진 사실로 대구시 신청사 건립 담당자들은 거의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구·군의 신청사 유치 담당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다. 4개 구·군의 입장에서 보면 대구시는 있지도 않은 일을 사례로 들어 ‘정당한 홍보’를 방해하고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려는 것이다. 신청사 입지 선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의 책임을 4개 구·군에 전가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도 없지 않다. 공론화위원회는 불신을 자초한 것이다.

 

신청사를 유치하려는 4개 구·군의 ‘청부용역’은 대구시, 공론화위원회와 공론화위원회가 발주하려는 용역도 자신들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풍자’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청사 건립을 위한 용역을 2차례나 하고도 다시 용역을 하려는 대구시보다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자부할 수도 있다. 구·군이 ‘청부용역’으로 신청사 입지 선정 결과에 대한 불복의 밑밥을 깔고 있는 민망한 상황은 신청사 건립계획에 대한 시민적 합의도 없는 상황에서 입지선정을 서두르는 대구시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대구경실련이 제기했듯이 신청사 건립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청사 건립 필요성, 신청사의 위상과 역할, 규모와 건립 예산 등 신청사의 기본적인 성격과 모습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위한 활발한 토론과 시민에 의한 결정이다. 이 과정에는 유치경쟁 당사자들도 참여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시 신청사 입지 선정 방식과 일정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한다.

 

2019년 4월 17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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